'민족공동체통일방안' 대안 논의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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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0-24 10:48 조회12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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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서울대 공동학술회의, 왜 필요한가 비롯 쟁점 수두룩
통일부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1일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성찰과 대안모색-발전적 보완인가 전면 수정인가' 주제의 학술회의를 개최해 다양한 쟁점을 논의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통일방안)의 발전적 계승은 가능할까? 또 가능하다면 어떤 쟁점이 있을까?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의 8.15경축사 발표 이후 지난 30년간 정부 공식 통일방안으로 공인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다양한 의견 수렴이 진행되고 있다.
21일 오후 통일부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공동주최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성찰과 대안모색-발전적 보완인가 전면 수정인가' 주제의 학술회의가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열렸다.
통일방안에 대한 발전적 보완, 부분적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견해였지만, 전면적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금과 같이 정쟁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상황에서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긁어부스럼'이 될 뿐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있게 제기됐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초청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효용성과 쟁점:대안모색'을 주제로 발표한 박영호 통일연구원 초청위원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같은 취지로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 바 있으나 흐지부지된 바 있다고 하면서 통일방안의 발전적 계승(보완)을 국정과제로 제기한 정부쪽에서 그 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먼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통일방안은 여전히 효용성이 있다고 하면서 △오랜 단일 민족국가의 정체성에 호소하는 힘이 있다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이 진화한 결과인 통일방안은 비교적 합리적이고 체계화된 통일구상을 담고 있어 현재까지 한국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으로서 일종의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국민적 합의과정을 매우 충실하게 거쳤다는 점에서 더할나위없이 모범적인 민주주의 정치과정의 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국민적 합의과정을 충실히 거쳤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정치·사회적 분열구조에서 대안적 통일방안은 채택은 커녕 논의조차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방안 논의에서 그밖의 쟁점으로는 △민족공동체의 '민족'을 혈통적 개념으로 한정할 수 없고 새로운 성격 규정이 필요하다 △관행적으로 거론되는 '민족동질성' 회복의 의미를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규정해야 한다(언어, 역사, 문화관습의 공통성에 주안점을 두는 정책은 북한 체제 변화나 남북 간격 좁히기와 거리가 멀다)는 점을 언급했다.
아직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인구구조상 10명중 1명, 전체 5천만 인구중 120만~130만에 달하는 다문화, 다인종사회가 되어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혈통주의에 기반한 '민족' 개념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개념(Korean Nation)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
또 통일방안은 화해협력 과정을 통해 경제사회문화공동체를 형성하고 최종적으로 정치공동체인 국가통합을 이루는 기능주의적 통합방안인데 지난 30년간 남북관계와 북한 체제 성격 변화는 이와 부합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30년간 통일방안의 1단계인 화해·협력단계에서 의도했던 상호이해와 유대형성, 신뢰조성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던 건 5년 임기의 정권이 단기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기에 급급했던 것이 문제라며, 중·장기 국가전략안에서 통일방안을 반영하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이 각자 통일방안을 고수하는 현실에서 서로의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고 평화공존의 관계를 정립하는 두 국가 존재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이같은 쟁점을 해소하기 위해 "남북이 기존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과 내용을 이어받으면서 변화한 국내 및 국제환경을 반영하여 남북관계를 형식과 실제에서 사실상 두개의 국가간 공존관계로 정립"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남북기본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남북기본조약은 통일방안의 화해·협력단계가 결여한 항구적 평화와 발전을 보오나하기 위해 협력·평화 제도 정착을 지향하며, 남북이 상호 국호를 정식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통일방안은 국가전략 차원의 대북·통일정책의 장기전략과 병행되도록 보완되어야 한다며,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이고 일관된 장기통일전략구상을 실현할 '(가칭)2048 통일대계 전략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정치권을 망라하여 2048년, 분단 100년을 넘기지 말자는 의미이다.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은 '경제통합과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통일방안의 최종 단계인 통일국가완성은 연성화시키고 오히려 경제통합을 중심으로 중간단계를 부각시키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남쪽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포기할 리 없고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가져가려 할텐데 '미래의 그림자'인 최종단계에서 충돌이 생기면 곤란하다는 것. 또 북한도 여지를 두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비핵화'할 수 있는 요인도 넓힐 수 있다는 것. 미래 세대가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날 통일방안에 대한 세부에 관해서는 다양한 쟁점들이 도출됐다.
학술회의 사회를 맡은 박명규 광주과학기술대 석좌교수는 토론이 끝날 무렵 발표자와 토론자의 의견을 모아 쟁점사안을 요약 정리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수정이든 개정이든 보안이든 할 필요가 있는가?
△민족이라는 화두 또는 개념이 통일 방안, 통일의 미래를 상상하는데 여전히 유효한가? 또 기능주의적인 접근은 여전히 고수되어야 하나?
△통일이라는 최종 단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유연화, 연성화해서 다소 흐릿하게 하더라도 중간단계에 좀 더 주목하여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나?
△한반도 통일 미래를 구상하고 방안을 생각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우리의 정책과 계획에 따를 것인가? 아니면 북한과 함께 논의할 일인가?
△통일방안 논의가 국내 정쟁으로 빠지지 않고 중요한 정치적 비전으로 통합력을 가질 수 있도록 어떤 프로세스를 취해야 할 것인지?
△담론의 주도권을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세대의 의견을 소재화하거나 참고자료 수준으로 취급하지 않고 어떻게 그들의 관심과 생각을 모아가는 과정으로 만들것인가? 등이다.
특히 '민족'이란 표현에 대해서는 참석자들간 적나라한 이견이 드러났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연 현재 시점에서 민족이라는 담론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맞는가'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통일방안 앞에 '민족'을 붙인 건 행위자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니 공동체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굳이 고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론을 펼쳤다.
이 교수는 통일방안에서 기본원칙으로 표방하는 자주·평화·민주에서 민주를 '자유민주주의'로 해석하는 일반론과 달리 최종단계인 통일국가 상태는 후대가 결정하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민주'가 적시된 것이라는 이홍구 총리의 구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그동안 우리가 합의와 설득, 통제의 방법으로 통일방안을 설득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현재 미래세대가 통일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자기 행동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과잉해석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이날 서면 축사에서 "정부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국민인식의 변화를 반영하여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고자 한다"며 "우리 사회 전반의 통일인식을 제고하고 국민들의 통일의지 또한 하나로 결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회의는 박명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박영호 통일연구원 초청위원(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효용성과 쟁점 : 대안모색)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심화되는 북핵문제와 한반도 통일방안의 미래)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겸 미래전략연구원장(경제통합과 민족공동체통일방안)가 발제를 했다.
토론자로는 △권은민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북한연구학회 회장)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정병국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전 국회의원) △천해성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전 통일부 차관)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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