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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염원’ 담아 목포서 도라산역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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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8-22 12:14 조회1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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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희망열차는 20일 오전 6시 17분 목포역에서 출발해 민통선 내 도라산역까지 운행했다. 1913년 호남선이 개통한 이후 해당 노선 첫 운행이다.   

사진=황인성 기자

20일 이른 새벽 목포역을 출발한 ‘통일희망열차’가 남한 최북단 도라산역을 힘찬 질주를 이어 나갔다. 1913년 5월 15일 호남선이 개통된 이후 목포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운행되는 첫 기차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는 참석자들의 설레는 마음이 표정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평화 대통령으로 불리면서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3주기 시기에 맞춰 출발했지만, 정치적인 구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관주도(導) 또는 정치적인 관점을 지닌 단체들이 추진한 행사가 아니라 시민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행사인 만큼 다소 자유로웠다.  


통일희망열차의 홍형식 공동대표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통일은 진보나 보수 어떤 정치적 진영에 있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는 영역은 결코 아니다. 모든 국민이 간절히 염원하고 바라야 한다”며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통일희망열차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실비 모두를 부담하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목포역에서 임진강역까지 첫발을 내디뎠던 통일희망열차는 3년만에 재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오랜만에 이뤄진 것이다. 현수막 등 전면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았지만, 통일희망열차 운행 소식이 전해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접수가 마감됐다. 


통일희망열차에 탑승한 참석자들의 구성은 꽤 다양했다. 출발지가 목포이기에 전남 서부권 참석자들이 다수를 이뤘지만, 광주송정역과 서울역 등 중간 경유지에서 탑승하는 이들도 꽤 있었다. 연령층도 어린이들부터 중장년층,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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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희망열차에 탑승한 목포 홍일고·무안 몽탄중 학생들 모습.  
사진=황인성 기자
특히 이번 행사에는 미래 세대 청소년들의 참석이 눈길을 끌었다. 목포 홍일고를 비롯해 무안 몽탄중, 함평 엄다초 학생들 70여 명이 기차에 탑승했다. 어린이를 동행한 가족 단위 참석자들의 모습도 줄곧 보였다. 

학생들의 참여는 지역 기업인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학교 측에 관련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서 진행했다.  


목포 홍일고 1학년 김도현 군은 “통일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석하게 됐다”며 “통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실제 눈으로 보면 통일의 필요성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안 몽탄중 이수민(3학년), 이가은(2학년) 학생은 “오는 길이 힘들긴 했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예전에 도라산역을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날이 안 좋아 북한을 못 봤다. 이번에는 날이 좋아 북한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정말 가까운 곳인데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싶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무조건 추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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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내 도라산역에서는 군 통제 하에 철저한 인원 파악 및 통제가 이뤄진다. 도라산역에 들어서는 인원을 세고 있는 군 관계자.   

사진=황인성 기자 


민통선을 넘어 진행되는 일정인 만큼 프로그램은 철저히 군의 통제에 따라 진행됐다. 도라산역 직전 임진강역에서는 군인들이 기차 내로 들어와 출입 심사를 진행, 도라산역에 도착한 후에는 정확한 인원을 파악한 일정을 소화했다. DMZ 관광 해설사들이 투어버스에 동행해 도라전망대, 통일촌 일대, DMZ평화공원, 제3땅굴 등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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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전망대에서 북한 개성시를 바라보고 있는 참석자들.   
사진=황인성 기자

이날 참석자와 관계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통일희망열차 프로그램이 정기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특히 지방에서 DMZ를 가기 위해서는 서울까지 상경한 후 별도의 프로그램을 찾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연계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길 희망했다.

두 자녀, 부인과 함께 목포에서 통일희망열차에 탑승한 문병탁씨는 “방학 기간이기도 하고 분단의 아픔과 현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게 소중한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에 홍보 현수막을 보고 직접 신청했다”며 “일반 시민들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이런 민간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 아이들의 교육적 측면에서도 꽤 좋을 것 같다. 지방에 사는 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참석자는 “젊은이들은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직접 DMZ를 신청해 갈 수 있지만, 나이가 있고, 정보 접근이 어려운 어르신분들은 가고 싶어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통일’이 필요하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모든 국민이 분단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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